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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끼를 쥔다.
든다.
내리친다.
동작은 겨우 그뿐이지만, 조금이라도 마을을 놓았다간 도끼는 빗나가 단단한 나무껍질이 두 팔에 가차 없는 반동을 안겨준다. 호흡, 박자, 속도, 체중이동,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제어해야 비로소 무거운 도끼의 날이 간직한 위력을 모두 나무에 전달해, 높고 맑은 소리가 기분 좋게 울린다.
머리로는 알아도, 실천이 되면 이게 좀처럼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. 유지오가 열 살 되던 해 봄에 이 일을 맡은 후로 벌써 두 번째 여름이 왔지만, 그런 회심의 일격은 열 번에 한번 나올까 말까 했다. 도끼 쓰는 법을 가르쳐준 전임자 가리타 할아버지는 백발백중인 데다 무거운 도끼를 아무리 휘둘러도 피곤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는데, 유지오는 겨우 50번 만에 두 손이 마비되고 어깨가 시큰거려 팔을 들 수 없었다.
"마흔.....셋! 마흔.....넷!"
정신을 바짝 차리고자 한껏 큰 소리로 숫자를 세며 도끼를 거목 밑동에 꽂아댔지만, 솟아나나 땀에 시야기 부옇게 흐려지고 손바닥은 미끄러졌으며 명중률은 점점 떨어졌다. 반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꽉 쥔 도끼를 몸과 함께 휘둘렀다.
"마흔.....아홉! 쉰.....!"
마지막 일격은 손이 완전히 빗나가, 밑동에 깊이 파인 도끼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나무껍질에 부딪치는 바람에 귀에 거슬리는 금속성이 울렸다. 눈에서 불똥이 튈 정도로 큰 반동에 유지오는 견디지 못하고 도끼를 떨어뜨리곤 그대로 몇 걸을 휘청휘청 물러나 두꺼운 이끼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.
거친 호흡을 되출이하고 있으려니, 오른쪽에서 웃음기를 머금은 목소리가 들렸다.
"좋은 소리가 난 건 50번 중에 세 번뿐이었어. 전부 합치면, 어, 마흔한 번인가? 보아하니 오늘 시랄 수(水)는 네가 쏴야겠다. 유지오."
목소리의 주인은 조금 떨어진 곳에 드러누운 동갑내기 소년이었다. 당장은 대꾸도 못하고, 앉은 채 손을 더듬어 가죽 물주머니를 찾았다. 이미 미적지근해진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 겨우 한숨 돌린 유지오는 뚜껑을 꼭 잠그며 말했다.
"흥, 그러는 너도 아직 마흔세 번밖에 안 되잖아. 금방 따라 잡을 거야. 자, 네 차례라고.... 키리토."
"네, 네."
유지오와 어렸을 적부터 함께 놀았던 둘도 없는 친구이자, 작년 봄부터는 이 우울한 <천직(天職)>의 단짝이기도 한 키리토는 땀에 젖은 까만 앞머리를 쓸어 올리더니 두 다리를 위로 쭉 펴고 이영차 몸을 일으켰다. 하지만 금방 도끼를 주우러 가지는 않고 손을 허리에 대며 머리 위를 올려다본다. 그 모습에 이끌려 유지오도 시선을 하늘로 향했다.